신데렐라(Cinderella)는 부당한 학대와 시련 속에서도 주인공 신데렐라가 고난을 이겨내고 원조자의 도움을 받아 결국에는 행복한 삶을 맞는다는 유럽의 구전 이야기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널리 퍼진 이야기 중의 하나일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 다수의 국가에 다양하게 변형된 신데렐라 이야기가 존재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1697년에 샤를페로의 판본과 1812년에 출판된 그림형제의 판본이다. 한국에는 신데렐라 류의 민담으로 콩쥐팥쥐전이 있으며 여기에 콩쥐와 신데렐라의 처지는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내용이 여성이 수동적인 입장에서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성역할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성숙을 강조한 그림 형제의 이본에 비해 남성에 의존함으로써 신분이 상승하는 페로의 이본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자기 자신의 능력이나 인격으로 자립할 능력이 없는 여성이, 막연히 남성에게 보호되어 살아가고 싶다는 의존심리를 신데렐라 컴플렉스라고 한다.. 1990년대 ~ 2000년대의 한국 드라마의 경우 여성 주인공이 자신의 주체적인 노력 없이 단지 우월한 지위에 있는 남성과의 사랑을 통해 사회적 신분을 상승한다는 내용의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듯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가부장제를 정당화하는 논리라는 측면에서 여성계의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신데렐라 이야기는 심리학에서 고찰의 대상이 된다. 신데렐라 효과(Cinderella Effect)는 의붓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비율이 친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비율보다 더 높은 현상을 일컫는 용어이다. '신데렐라', '콩쥐팥쥐', '장화홍련전' 등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의붓 부모는 의붓자식에 대한 학대를 한다.. 《신데렐라의 진실》을 쓴 진화심리학자 마틴 데일리(Martin Daly)와 마고 윌슨(Margo Wilson)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 바탕을 두고 이 현상을 연구하였는데 자기 자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다른 새끼를 죽이는 동물의 현상이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보았다. 그 이유로는 첫째, 한정된 자원을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새끼를 키우는 데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과, 둘째, 이전 수컷의 새끼들이 없어져야 새로 부인이 된 암컷들이 자신과의 성행위에 더 몰두하여 새끼들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데일리와 윌슨은 사람 역시 이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가정했다. 진화생물학적으로 보았을 때 생명체는 자신의 유전자 복제를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따라서 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친자식과 그렇지 못한 의붓자식을 놓고 보았을 때, 친자식에게 애정이 기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간의 복잡한 행동을 겨우 사자와 같은 동물 수준에서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인간의 경우 재혼한 남녀는 배우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선 의붓자식 역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번 결혼생활에 실패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다시 한번 가족을 꾸릴 때에는, 어떻게 해서든 이번만큼은 화목한 가정을 일구어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기 마련이다. 실제로 많은 의붓부모들은 의붓자식을 차별 없이 키우기 위해 많은 애를 쓴다. 따라서 단순한 경제적, 성적 원인만 갖고 신데렐라 효과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재혼한 부부가 또다시 서로 관계가 나빠졌을 때 터지게 되는데 더 이상 상대의 환심을 사야 할 목적도 의도도 사라져 버렸을 때, 혹은 나아가 상대에 대한 증오로 판단력이 흐려질 때 이 현상은 현실화된다. 데일리와 윌슨은 의붓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학대받거나 살해당할 확률이 친부모와 사는 경우보다 100배 이상 높으며, 이러한 현상을 문화적 편견으로 간주하는 사회문화적 관점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실제로 아동 학대나 성폭행의 상당수가 의붓부모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1973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맞아서 숨진 영아 사건의 절반 이상이 계부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 밖에도 캐나다, 영국, 미국 등에서 수십 년간 수집된 통계 자료는 친자식보다 의붓자식에게 훨씬 더 학대가 빈번히 행해졌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신데렐라 효과를 단지 우리 인간의 동물의 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라고 말하다는 것은 무책임한 말이다. 분명 우리 인간은 동물과는 다른 이성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혼과 재혼의 경우가 과거와는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신데렐라 효과는 중대한 시사점이 있다. 재혼하으로 새로운 가족 관계가 형성될 때 신데렐라 효과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두산 두디 백과, 헤리 포터와 신데렐라의 공통점, 20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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